등록일: 2016-02-19 16:28:17 카테고리: 기획취재

기획) 한국 프로레슬링의 인물들

 

한국에서 프로레슬링 분야는 야구나 축구 같은 분야와 비교해 볼 때 아직도 소위 말하는 서브 컬쳐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프로레슬링에 애착을 갖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의 프로레슬링 매니아 그룹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서 프로레슬링에 애착을 갖고 활동하시는 분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본 작업을 통해서 한국의 프로레슬링 매니아 그룹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1) 성민수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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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WWE가 해외위성 TV를 통해 인기가 상승하던 2000년 9월, SBS 스포츠 채널에서 WWE 히트가 편성되면서 국내에도 정식적인 WWE 프로그램이 본격 방송되기 시작합니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WWE RAW까지 편성되었고, PPV까지 방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WWE 프로그램을 10년 동안 맡아서 진행하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성민수님 이셨습니다. 성민수님은 우리나라 WWE 프로그램의 역사와 함께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뿐만 아니라 성민수님은 당시 국내에 전무하던 프로레슬링 전문 칼럼을 각종 언론사, 포털에 기고하기도 했고, 최초로 프로레슬링 서적(하디 보이즈 자서전, 프로레슬링: 흥행과 명승부의 역사)을 번역해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프로레슬링에 있어서 독보적인 길을 걷던 성민수님은 WWE 프로그램의 폐지와 함께 한의사로 전업하셔서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프로레슬링 팟캐스트 레디투럼블((http://www.podbbang.com/ch/7931)은 전설적인 프로레슬링 해설위원이자 전문가이신 성민수님을 단독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2) 성민수님의 활동내역


활동: 지산한의원 원장 (현재)

네이버 칼럼리스트 (2011)

미디어다음 칼럼리스트 (2007~2014)

스포츠서울닷컴 칼럼리스트 (2005~2006)

온게임넷 해설위원 (WWE RAW) (2011)

XTM 스포츠 해설위원 (WWE RAW, HEAT) (2005~2011)

Xports 해설위원 (2008)

SBS 스포츠채널 해설위원 (WWE RAW, HEAT) (2000~2005)

삼성 SDS (2000~2002)

 

 

3) 성민수님과의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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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원장님이 되신 성민수님

 

레투럼: 안녕하세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성민수님의 간단한 자기소개를(자기소개 및 근황) 부탁드립니다.

 

성민수: 안녕하세요. 제 약력을 수정하자면, 프로레슬링 활동은 취미생활에 가까웠고요. 본업은 회사 취직했다가 의료 쪽으로 전업을 했습니다. 삼성 SDS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수능 시험을 본 뒤에 의대 편입해서 한의대에 합격해서 이쪽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프로레슬링 활동은 취미로 했다가 방송의 흥망성쇠에 따라 그만 둔 케이스입니다. 사실 당시에는 상처도 많이 받고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은 마음 편히 한의원을 운영 중입니다.

 

 

레투럼: 요즘에도 프로레슬링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나요?

 

성민수: 지금은 업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예전만큼 보지 않습니다. 요즘은 저에게 있어 5순위 정도의 관심사이고요. 가끔 작업할 때 프로레슬링 동영상을 틀어놓고 그런 정도입니다. 예전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특이사항이라면 요즘은 루차 언더그라운드를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메이저를 비롯한 군소 단체의 근황은 대략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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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WWF 로고

 

레투럼: 프로레슬링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성민수: 어린 시절에 주한미군 방송(AFKN)을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제가 하나에 빠지면 계속 가는 성격이라 당시 흥미를 느끼고 프로레슬링을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로레슬링에서는 응원하는 선수가 올라가는 면이 있고, 속도감 있고, 화려한 슈퍼스타 형님들의 매력에 끌렸습니다. 축구나 야구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 남다른 취향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레투럼: 가장 좋아하는 프로레슬러가 누구인가요?

 

성민수: 당시에는 브렛 하트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헐크 호건 같은 선수는 등 빨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들었는데, 브렛은 보통의 체구에도 불구하고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미스터 퍼팩트” 커트 헤닉도 좋아했는데, 운동신경 좋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주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상대적으로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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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들에게는 클래식인 그 경기

 

레투럼: 가장 인상적인 프로레슬링 경기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성민수: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1991년 WWE 써머슬램에서 브렛 하트와 미스터 퍼펙트가 인터콘티낸탈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싸운 경기입니다. 인상적인 경기는 1993년에 AAA에서 있었던 “에디 게레로 & 아트바 vs. 엘 히조 델 산토 & 옥타곤”의 태그팀 경기인데 경기 중에 선악이 바뀌었던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레투럼: 프로레슬링 해설을 하기 전부터 국내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인물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성민수: PC 통신시절에 나우누리를 통해 건축, 음악 자료 등을 찾다가 프로레슬링 동호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해외 매거진을 번역해 글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자료들을 찾아 번역한 것이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동호회 모임에도 나가고 그랬는데, 모두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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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로 한참 이름을 날리셨던 시절

 

 

레투럼: 2000년부터 WWE 히트, RAW를 중계하셨는데, 당시 해설위원이 된 계기와 상황이 궁금합니다.

 

성민수: 제가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되서 신입사원 연수회를 갔는데, 당시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설 연휴 때에 나가서 잠깐 WWE 해설을 맡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9월부터 토요일에 당시 프로 레슬러분이랑 교대로 해설을 했는데, 처음에는 회사 내에서 방송을 보시는 분이 없어서 괜찮았습니다. 1년 뒤에 결국 회사에서 방송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 부정적인 얘기가 올라오는 것 같아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적성에 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요.

 

 

레투럼: WWE 프로그램 중계에 앞서 해설 준비와 번역 등을 혼자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성민수: 어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에 프로레슬링뿐만 아니라 케이블 스포츠 절반 이상의 번역을 제가 다했고요. KBS에서는 의학 번역도 꽤 했었습니다. 피트니스, 레슬링, 격투기, 킥복싱, 의료 등등 번역 업무를 종종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바빠서 잘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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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미소의 성민수님 ^^

 

 

레투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시던 당시에 방송사에서 보던 프로레슬링에 대한 인식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인식, 시청률 등)

 

성민수: 처음에는 찬밥신세였는데, 조금씩 시청률이 나오면서 2002년쯤에는 방송 인기가 좋아지니까 피디가 전권을 가지려고 해서 안 좋은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레슬링 방송 판권 가격이 올라서 SBS에서 CJ 미디어(XTM채널)로 방송이 넘어갔었죠. 지금이야 TVN 채널을 통해 킬러 콘덴츠가 많은데, 당시에는 K-1과 프라이드 & 프로레슬링이 중심이었습니다. 사실 프라이드 같은 경우는 쇠퇴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판권구매로 살려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이를 예상하고 관련된 칼럼도 썼는데, 네티즌들은 믿지 않는 추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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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해설도 병행하셨던 성민수님

 

레투럼: 오랜 기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뻤던 일과 힘들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나요?

 

성민수: 통틀어서 13년 정도 해설 일을 했었는데 자존심이 상한 일이 좀 많았습니다. 저는 프로레슬링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해설을 했었습니다. 물론, 아니라면 할 말이 없지만 제가 제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끝이니까요.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는데 방송사에서는 무시하는 분도 계시기도 했죠. 물론, 좋은 분들도 많이 계셨었습니다.

 

2002년이나 2005년에는 프로그램을 그만둘 정도의 위기가 한 차례씩 있었고, 그 다음에는 프로그램이 폐지가 된 것이 아쉬웠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콘덴츠의 한계 때문에 단가 높은 광고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고요. 미국도 이 부분은 비슷한 상황인데, USA 네트워크는 전체 시청률 높이기 위해 WWE를 들여와 방송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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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어린) AJ 스타일스와 함께

 

레투럼: 국내에 WWE 라이브 이벤트가 몇 차례 열렸는데, 당시 성민수님께서 인터뷰했던 선수들과의 에피소드를 알고 싶습니다.

 

성민수: 크리스 벤와, 에디 게레로와의 인터뷰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 당시에는 벤와의 머리 손상이 그렇게 심각한 것인지 생각을 못했죠. 과거에 크리스 노윈스키의 뇌진탕 관련 발언을 말도 안 된다고 무시하기도 했는데, 벤와 사건이 터지자 깜짝 놀랐었습니다. 때문에 현재의 WWE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요. 사실 당시 국내 방송사에서는 브록 레스너를 인터뷰하려고 했는데, 제가 우겨서 벤와나 게레로를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매니아적인 시각에서 금방 나갈 인물보다는 진짜를 인터뷰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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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았던 존 시나와의 인터뷰 장면

 

레투럼: 지난 2008년을 끝으로 WWE가 한국에 라이브 이벤트를 오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성민수: 현실적으로는 이제 오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매진되는 것도 아니고, 2003년에 처음 왔을 때처럼 이슈가 되지도 않으니까요. 지난 UFC 서울 대회도 표가 남았었죠. 게다가 지금은 또 다른 경제 위기가 오는 상황이라 더 어렵구요. 저는 이제 방송 시청률은 잘 모르지만 프로레슬링이 지금 이슈가 되고 있나요?

 

국내에서 뜻있는 사람이 로드 FC나 탑 FC처럼 키울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투자할 인물도 없죠. 최두호 선수 같은 경우는 경북의 병원 원장님이 도와주시지만, 미안하지만 저는 그 정도는 안 되고요. 국내 프로레슬링은 단군이례 가장 잘 하고 있지만, 투자 없이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프로레슬링도 국내의 다른 스포츠처럼 스폰서를 받아서 운영하다가 지금은 비즈니스가 점점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자생력 있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 단체 중에도 그렇게 생활하면서 운동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거기서 희망을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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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

 

레투럼: 그동안 언론을 통해 프로레슬링, 격투기 칼럼을 기고해왔는데, 해박한 지식에 놀란 적이 많이 있습니다. 다시 프로레슬링 칼럼을 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성민수: 지금은 한의원 블로그 관련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업무와 관련이 없다 보니 제가 해설하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네요. 스포츠 스타와 약물의 관계에 대한 칼럼을 쓸 생각이 있는데, 앞으로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레투럼: 현재 WWE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WWE 과도기)

 

성민수: WWE의 현 상황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데... 특히 인재 유입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별 수 없습니다. 폭발적인 인재 유입이 있는 시기가 따로 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되다 보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인디 단체에서의 유입이요? 인디 단체 선수들은 엘리트가 아니죠. 크리스 벤와, 에디 게레로, 다니엘 브라이언 이런 선수들은 매니아들은 좋아하겠죠. 일반 팬들이 그들에게 끌릴까요? 브록 레스너, 워리어, 헐크 호건, 락키 같은 선수들을 보고 좋아하죠.

 

라이트 유저는 돌고 돕니다. 한 분야의 스타가 나타나면 라이트 팬들이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자면 농구, 배구의 얼짱 스타가 나타나면 팬들이 그쪽으로 갔다가 치어리더들 때문에 팬들이 야구에 쏠리는 것과 같은 것 말입니다. 지금 WWE에는 그와 같은 인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로만 레인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WWE가 다 알아서 분석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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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본업에 매진

 

레투럼: 성민수님의 꿈, 비전, 향후 계획 같은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성민수: 본업인 한의원 운영을 잘 하고, 제 아이가 다 클 때까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입니다. 제가 진로가 좀 복잡했는데, 제 아이는 그렇게 살지 않게 방향을 잘 잡아주도록 도와주어야지요. 그리고 한의원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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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전하는 인사

 

레투럼: 성민수님의 방송을 즐겨보았던 레슬매니아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민수: 사실 2013년에 프로그램이 방송사를 옮겨가면서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설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2002년과 2005년, 2차례 위기가 온 후에 2008년쯤에는 지치기도 했었죠. 종종 폐지가 되었다가 다시 오라고 하니 자존심에도 상처를 받았어요. 나름대로는 스스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기도 하니까요. 프로레슬링 일을 하면서는 분명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갑자기 떠나 팬 분들에게 미안한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WWE 프로그램도 타 채널을 통해서 잘 방송되고 있으니 저는 흘러가는 사람인 것이죠.

 

저는 이제 한의원을 중심으로 환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프로레슬링 해설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떠난 부분에 대해서는 미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과외를 한참 하다가 학부모가 “이제 우리 아이는 선생님께 그만 배워도 될 것 같아요.”하고, 저는 “아 행운을 빕니다.” 이런 식으로 떠나게 된 것이고, 지난 일들은 지난 일들입니다. 저는 잘 살고 있고요. 예전보다 더 윤택하고, 마음도 편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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