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6-02-04 22:58:23 카테고리: 기획취재

기획) 한국 프로레슬링의 인물들

 

한국에서 프로레슬링 분야는 야구나 축구 같은 분야와 비교해 볼 때 아직도 소위 말하는 서브 컬쳐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프로레슬링에 애착을 갖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의 프로레슬링 매니아 그룹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서 프로레슬링에 애착을 갖고 활동하시는 분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본 작업을 통해서 한국의 프로레슬링 매니아 그룹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1) 천창욱님은?

 

a.jpg

 

WWE가 위성 방송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다시 인기를 얻던 시절, 당시 경인 지역을 통해 방송되던 iTV (인천방송)에서는 WWE에 맞서던 “WCW 프로레슬링”을 정규 편성해 방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팅이 헐크 호건의 nWo에 대항하고, 빌 골드버그가 나타난 1990년대 후반은 WCW의 마지막 전성기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당시 수많은 팬들이 “WCW 프로레슬링”을 시청하면서 프로레슬링 팬이 되기도 했고, 한국어로 중계되는 방송에 전에 없던 기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당시 “WCW 프로레슬링”을 중계하던 천창욱님은 국내 프로레슬링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WWE 스맥다운과 TNA 프로레슬링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셨고, 챔피언 벨트 제작자, 격투기 에이전시 대표 등을 역임하며 현재도 프로레슬링 및 MMA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시고 계십니다.

 

프로레슬링 팟캐스트 레디투럼블((http://www.podbbang.com/ch/7931)은 국내에서 여전히 가장 대표적인 프로레슬링 해설위원으로 알려져 있는 천창욱님을 단독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g.jpg

 

2) 천창욱님의 간단한 약력

활동:
CMA코리아 대표
iTV WCW 프로레슬링 해설위원
iTV WWE 스맥다운 해설위원
슈퍼-액션 TNA 해설위원
KBS 프라이드 FC 해설위원
1998 잡지 '빅점프' 편집기자
잡지 '히트' 편집기자

 

 

3) 천창욱님과의 독점 인터뷰

 

레투럼: 안녕하세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천창욱님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천창욱: 반갑습니다. 전(前) WCW 및 WWE 스맥다운 프로레슬링, 프라이드 FC 해설자인 천창욱입니다.

 

h.jpg

종합격투기에서 WWE 링으로 돌아온 레스너

 

레투럼: 요즘에도 북미 프로레슬링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나요?

 

천창욱: 아무래도 계속 봐오던 것이니까 현재에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의 WWE의 상황은 과거보다 유연한 스토리라인이 전개되는 반면에 무게감은 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활동하는 트리플 H의 단체 운영적인 부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부상으로 이탈한 존 시나가 다시 돌아와 메인급 전선에서 활동해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웃음) 브록 레스너 같은 경우는 종합격투기에서 WWE로 돌아온 이후로 새로운 격투기-프로레슬링 스타일을 적용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투럼: 프로레슬링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천창욱: 어린 시절에 당시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던 컬러 TV를 통해 프로레슬링을 접하게 되면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김일 선생님 경기는 장충체육관에서 직접 보기도 했고, 당시에는 컬러화가 된 컨덴츠가 적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건너온 프로레슬링 테이프를 보면서 더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김일 선생님은 한국 활동을 중단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오키 킨타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이를 지켜보며 다양한 프로레슬링의 세계를 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레투럼: PC 통신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에피소드나 추억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천창욱: iTV 해설 당시에는 요즘같이 위성이나 IP TV가 보급되지 않은 유선 방송 시대였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는 방송이 나가지 않았었습니다. 때문에 보고 싶어도 못 보는 분들께서 그동안의 방송분을 모두 비디오로 녹화해서 보내달라는 황당한 메일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저를 사칭하는 분들도 몇몇 있어서 당황하기도 했었습니다.

 

tumblr_mu7lgnuL1f1sg99p0o2_500.jpg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던 WCW 히어로

 

레투럼: 초창기에 프로레슬링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업계인물이자 해설위원이셨는데, 당시 어떻게 해설위원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천창욱: 1987년에서 1988년 사이에 국내에서 방송된 WWE 슈퍼스타즈 오브 레슬링이 인기를 끌었을 때에 만화왕국이란 곳에 처음 글을 기고하게 되었고, 이후 아이큐 점프 같은 만화 잡지에 애니메이션이나 프로레슬링 관련 글을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1998년에 WCW 프로레슬링이 iTV를 통해 방송을 시작하게 됩니다. 당시에 제가 하이텔 프로레슬링 동호회에서 WCW 선수의 프로필이나 관련된 여러 정보를 올리고 있었는데 그걸 방송국에서 보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녹화 당일에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고, 최승모씨께서 대신해서 해설을 맡으시게 되었고, 한 달 정도하시다가 제가 배턴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b.jpg

김동연 캐스트와 함께 진행했던 WWE 스맥다운

 

1998년까지는 3인체재로 중계를 진행하다가 1999년에는 2인체재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시 iTV가 굉장히 독특한 시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피파라는 게임으로 (방송사 최초로) 중계방송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 중계를 처음 진행한 사람이 전용준 캐스터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용준 캐스터와 함께 2인체재로 WCW 중계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한명제, 김동연 캐스터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었죠.

 

아무래도 과거에는 지금처럼 매체나 선수출신들이 해설자가 되는 경우와는 달리 지인 소개나 운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남들보다 더 많이 프로레슬링을 아는 것처럼 보여 질수도 있었고, 저도 해설을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된 부분도 많이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gg.jpg

추억의 아이티비 로고

 

레투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시던 당시에 방송사에서 보던 프로레슬링에 대한 인식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천창욱: 방송사 내부에서 고위직에 계셨던 분들이 프로레슬링을 좋아했기 때문에 꽤 좋은 인식을 가지고 출발했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30-40대분들, 특히 시청률 조사에서 40대 여성 분들에게 인기가 무척 좋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방송시간대가 목, 금요일 7시~8시라서 시청률도 높은 편이었습니다. WWE 스맥다운 역시 1시간 압축분량에서 2시간으로 늘어났을 만큼 상황이 좋았는데, 2004년 12월에 방송위원회가 iTV 재허가 추천을 거부하면서 iTV에서 방영되던 프롤슬링 방송이 중단되었습니다. 결국 프로그램 자체가 사라지면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전하지 못하고 방송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c.jpg

스맥다운 투어 때에 링에 오른 천창욱님

 

레투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현역 선수들을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당시 에피소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천창욱: 한국에 WWE 로우 투어가 왔었는데, 당시 SBS에서 로우가 방송되고 있어서 스맥다운을 방송하는 저희 입장에서는 인터뷰를 따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회사에서 정해준 선수들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는데 랜스 스톰과 윌리엄 리걸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적은 수의 인터뷰 허가가 나서 다른 선수들도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벤트 기획을 대행하는 회사에서 이를 못하게 제지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때문에 적은 선수들의 인터뷰를 따고 아쉬운 마음으로 호텔방을 떠나려고 했는데, 당시 스맥다운의 제네럴 매니져였던 스테파니 맥마흔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테파니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이었던 트리플 H를 데리고 와서 인터뷰를 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기획 대행사에서 인터뷰를 막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일사천리로 선수들의 인터뷰를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는 한국 프로레슬링인 WWA에서 활동한 커간과 홍키통크맨과의 과격했던 인터뷰가 기억에 남습니다.

 

d.jpg

슈퍼-액션 해설팀

 

레투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가장 기뻤던 일과 기분이 상했던 일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보람 있던 일, 악성 댓글에 대한 대처 등)

 

천창욱: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많은 팬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것에 대해 지금도 기분 좋게 생각합니다. 당시 해설에 대해 아쉬운 부분을 지적한 사항들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으니 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BRET_HART_WWE893.jpg

브렛 "히트맨" 하트

 

레투럼: 가장 좋아하시는 프로레슬러가 브렛“히트맨”하트라고 알고 있는데, 그 선수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천창욱: 브렛 하트는 1990년대 초.중반 WWE에서 스테로이드 사건으로 수많은 스타들이 떠났을 무렵 차세대 스타로 WWE를 이끌었고,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WWE 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했었습니다. 불명예스러운 몬트리올 스크루잡 전까지도 후배를 이끌어가며 WWE를 책임졌던 모습을 지켜봤고, 테크니션으로 경기에서 다양한 기술을 구사했기 때문에 가장 좋아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Mankind-vs-Undertaker-Hell-In-A-Cell-King-Of-The-Ring-1998.jpg

충격의 킹 오브 더 링 1998

 

레투럼: 추천하는 가장 훌륭한 프로레슬링 경기 하나를 말씀해 주세요.

 

천창욱: 개인적으로는 킹 오브 더 링 1998에서 있었던 “언더테이커 vs. 맨카인드”의 경기였습니다. 당시 즉흥적으로 맨카인드가 철창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하드코어를 표방하지 않는 WWE 같은 단체에서 피 흘리는 것 말고도 하드코어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f.jpg

WM 7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천창욱-전용준 콤비

 

레투럼: 지난 2010년에 방송된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에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에피소드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천창욱: 실제로 무한도전이 기획했던 프로레슬링 특집은 장충체육관에서 경기를 가지는 그런 큰 규모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낙도에 있는 섬마을에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어린이날 특집을 가져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것이었는데, MBC 파업이 맞물리면서 프로젝트 화 되었고 일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경기를 위해 연습을 했는데 실력도 계속해서 발전했고요. 하지만 본 경기를 위한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이런 부분을 내보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당시 사용하던 링 캔버스를 손보기도 했었고, 노홍철씨가 가진 제 2 경기의 각본을 직접 작성하기도 했었습니다.

 

실제로 선수가 아닌 연예인들이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에 접근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염려도 있었지만, 연습 초기에 종합격투기를 하던 임준수 선수와 현역에서 물러난 프로레슬러 분들께서 지도하면서 낙법도 꾸준히 알려주셨고, 체리필터의 손스타씨를 섭외한 후에도 계속해서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방송에는 손스타씨를 섭외하고 바로 운동을 하는 모습이 비추어졌는데, 사실 당시 MBC 파업 때문에 3개월 이라는 시간동안 연습을 진행했었습니다.

 

프로레슬링 편 마지막 방송 이후에 인터넷에서 있었던 논란은 당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만큼 안티 팬들도 많았고, 일부 기자 분들의 이슈를 위한 기사 작성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e.jpg

격투황제와 함께

 

레투럼: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프로레슬링 챔피언 벨트를 제작하고 계시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습니다.

 

천창욱: 종합격투기 단체인 스피릿 MC에서 토너먼트를 개최하는데 챔피언 벨트가 필요해서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았지만 국내에서는 없었고, 선수들을 통해 제작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아서 국내에 트로피를 제작하는 업체에 부탁해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격어서 만들었는지라, 좋은 퀄리티의 벨트가 나왔습니다. 이를 본 일본의 히트라는 단체에서 제작 의뢰가 와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후에도 딥, 데몰리션이라는 일본의 중소 단체에서 의뢰가 와서 저희 쪽에서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MBC 방송)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나온 돌아가는 챔피언 벨트 역시 저희 쪽 공장에서 제작했는데, 당시 어느 정도 제작 아이디어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레투럼: 현재 대표로 계시는 CMA 코리아라는 회사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천창욱: CMA 코리아는 센트럴 마샬아츠 어소시에이션이라는 종합격투기 에이전시 회사로 본사는 일본에 있습니다. 국내 격투기 선수를 일본에 보내는 업무를 보고 있는 CMA 한국 지부이기도 합니다.

 

 

레투럼: 천창욱님의 향후 계획 같은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천창욱: MMA를 포함한 서브 컬쳐를 다루는 매거진 형식의 비디오 스타일 팟캐스트 방송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종합격투기나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 컬쳐 정보를 제공할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i.jpg

레투럼 호스트와 함께 한 천창욱님

 

레투럼: 천창욱님을 기다리시는 팬 분들과 레슬매니아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천창욱: 요즘도 격투기 대회장이나 가게 오신 손님 분들 중에서도 저를 알아보시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사실 해설을 안 한지 오래되었는데 아직까지 저를 기억해주시고, 그리고 좋게 기억해주시는 것에 대해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또 제가 무언가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습니다. 항상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Option